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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가까운 한국교육개발원 내에 있는 EBS 방송센터에서 했기 때문에 방청하고 나서 바로 오니 이 시간이네요. 느꼈던 점, 기억나는 점을 잊지 않기 위해 잠을 약간 미루고 일단 블로깅합니다. 병이죠. ^^
1. 방송 하나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네요.
방송국에는 머리털 나고 처음 가 봤습니다. 더군다나 생방송을 하는 것은 당연히 처음이죠. 카메라로 무언가를 촬영하는 것은 이러닝 강의용 녹화가 전부인 촌놈(?)에게 방송국의 생방송의 메카니즘은 또 다른 재미였습니다. 이러닝 촬영은 끽해야 진행자 1명, 촬영자 1명 혹은 2명 정도가 다 입니다. 그리고는 강의를 하는 SME가 끝입니다.
그런데 공중파 방송은 방송 하나에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하는 것 같습니다. 대충 본 것 중 기억나는 것만 따져봐도 그렇습니다. 참석한 패널은 제외하고, 방청객 50명(저도 그 중 하나), PD1명, AD 3명, 카메라 6대, 방송실에서 대충 4-5명 정도, 작가 1명(제게 연락하신 분), 메이크업 6명, 그리고 무대 및 조명과 관련된 사람들 다수 등등. 방청객을 빼고도 20여명의 사람들이 노력을 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장비는 어찌나 멋지던지...
이렇게 많은 사람과 훌륭한 장비가 협업하여 방송이라는 영향력 큰 매체가 만들어지나 봅니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2. EBS 변화의 시작에 동참한 것 자체로 의미를 두렵니다.
오늘 방송의 내용이 주로 '사교육 경감을 위한 EBS의 노력'에 초점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능방송 및 인강, 초중등 영어방송 및 인강 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 정부의 사교육을 줄이려는 노력이 당연히 EBS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겠지요.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제가 하려고 했던 내용은 우선순위에서 저~~~쪽으로 밀려 버린 듯 합니다. 토론 패널도 아니고 시민 패널의 자격으로 질문 하나 정도는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영락없이 그냥 방청객으로 박수 치다 온 것 같습니다.
제가 작가 분에게 하려고 했던 질문입니다.
- EBS가 사교육을 경쟁상대로 생각하면 안되다고 생각합니다. EBS는 공공재의 성격이 강합니다. 공공재로써의 EBS의 위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사교육경감이라는 세부적인 주제말고, 교육격차 해소, 다양한 교육경험 제공 등을 하는 것도 EBS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교육격차 해소의 일환으로 사교육경감을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수능'이라는 프레임에 매몰되기 보다는 근본적인 것을 통해 교육의 본질에 다가갔으면 합니다. EBS가 추진하려고 하는 '교육적인 행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사교육경감을 위한 방법 말고요.
- 요즘 글로벌 웹세상을 보면 데이터를 가둬두기 보다는 공개하고 공유하면서 '생태계'를 조성하는 자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교육분야에서 EBS가 해야하는 역할도 이렇다고 생각하는데요. 교육분야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EBS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EBS가 생각하는 교수학습분야에서 융합 모델은 무언인가요?
토론 패널이 아니라 시민 패널 중 질문에 할당 받으신 분들은 현직 교사 1명, 수능 본 학생 1명, 중학교 자녀 2명을 둔 학부모 1명, 그리고 전화로 참여한 초등학교 자녀 2명을 둔 학부모 1명, 학교에서 야자하던 고등학교 2학년 생 1명입니다. 모두 초중고등학교의 사교육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들입니다.
이런 화중에 '생태계' 이야기하고, '플랫폼의 개방' 이야기하고, '융합 모델' 이야기하려고 한 저는 그냥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제가 낄 자리가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작가 분은 왜 저를 그자리에 부른 것일까요?
작가 분의 말씀으로는 저 말고 다른 학생 1명과 인터넷 의견도 원래 방송에 나가려 했었는데, 생방송이다 보니 시간 안배 문제에 걸려 그냥 '짤린 것'이라고 하더군요. 소중한 의견은 곽덕훈 사장님께 모두 잘 전달되었고, 관심 있어 하셨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말과 함께요. 뭐 진짜인지 아니면 립서비스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공중파 생방송의 방청객으로 좋은 경험 한 것으로 만족해야했던 아쉬운 시간이었습니다.
EBS가 변화를 하겠다라고 공식적으로 천명한 그 시간에 그 자리에서 직접 방송을 들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정도로 족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블로그에 글로 남기면 언젠가 누군가가 글을 보면서 이야기도 하고, 문제의식도 갖고 하겠지요. 변화의 큰 흐름에 작은 조약돌 하나 올려 놓는다 생각하렵니다.
* * *
방송을 들으면서 처음 알았던 사실인데, EBS에 정부나 교과부에서 지원되는 예산의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다라는 겁니다. 저는 예산가지고만 먹고 살면서 방송을 제작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야하는 구조더군요.
변화를 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합니다. 좋은 사람을 영입하는 것도, 좋은 시스템으로 정비하는 것도,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돈'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EBS가 아주 풍족한 상태는 아니라는 겁니다. 사실 약간 놀랐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바와는 조금 달랐으니까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가지 느낀 바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무조건 맘에 안든다고 까지는 말아야겠다'라고요. 까임을 당하는 그 상황에 직접 처하지 않은 제 3자의 입장에서 무책임하게 까는 짓은 지양해야 겠습니다. 잘 모르면 조용히 있는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작은 일에 오두방정 떨지도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깊이 했습니다.
이 세상의 변화가 보수적인 교육방송의 변화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사교육이 공교육의 변화에 자극을 주어 서로 경쟁하게 만드나 봅니다. 사교육의 창궐이 없었다면 공적인 교육의 영역이 아울러 변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사교육에 감사하다 생각해야할까요?
이유야 어찌했건간에, 방송에 작은 참여를 하면서 패널들의 이야기와 곽덕훈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흐뭇함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EBS가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그 변화가 공교육이나 사교육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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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에서 잘 짤랐네요. 준비해간 질문 했다가는 망신 당하실 뻔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09/12/23 12:48그런거였을까요? ^^ EBS에서 일부러? ㅎㅎㅎ 그냥 좋은 경험해봤다 생각할라고요. 댓글 감사합니다.
2009/12/23 1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