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7일 밤 10시 40분, EBS 특별생방송 '시청자와의 대화 - EBS에 바란다'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전에 쓴 <EBS 수능 강의가 인기 없는 이유>를 보고 작가분께서 연락을 해 오셨습니다. 전화로 사전 인터뷰(?)도 했습니다. 프로그램 기획쪽에서 논의를 거쳐 제가 참석해도 괜찮은 사람으로 낙점된 듯 합니다.
<관련 글>
<특별 생방송 시청자와의 대화 - EBS에 바란다>
프로그램 소개를 보니 EBS 변화의 핵심으로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학교방송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취임사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언급되어 있었습니다. 사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교육평론가 이범씨, 현 EBS 강사, 현직 교사, 학생, 학부모 대표 등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 제가 어떤 '자격'으로 참석하게 될런지는 모르겠으나 초대를 받았고, 승락했습니다.
곽덕훈 전 KERIS 원장께서 EBS 사장으로 취임하셨죠. 이와 관련하여 본 블로그에서도 EBS에 바라는 점을 간략하게 글로 적은 적이 있습니다.
<관련 글>
그런데 곽덕훈 EBS 사장께서 시청자와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이미 사장과 직접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이 게시판을 통해 직접 질문과 답변을 통해 소통을 하고 계신데, 이번에는 생방송을 통해 직접 대화를 하시려나 봅니다.
공중파 생방송에 처음 출연하는 것이니 만큼, 게다가 EBS를 '깐' 것 덕분에 출연하는 것이니 만큼 준비를 잘 하고 가야겠습니다. 이전 글들도 다시 읽어보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좀 정리를 하려합니다.
제가 EBS에게 바라는 바는 아래 5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가지 바라는 바를 위해 EBS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이때 질문하려 합니다.
물론 제가 질문할 시간이 얼마나 있을 지, 그냥 방청객처럼 앉아만 있다 올 지, 상황은 알 수 없습니다. 사전질문지를 통해 질문만 나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EBS 작가분께도 아래의 내용을 그래도 보낼 생각입니다.
1. EBS는 사교육의 대체제가 되면 안된다.
사교육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공교육이 강화된다고 해서 사교육이 줄어들 것 같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EBS가 아무리 사교육 절감을 외쳐도 사교육은 줄어들 것 같지 않습니다. 이미 사교육은 타파의 대상이 아닙니다. 효율적으로 적응해야 할 대상입니다. 사교육을 무조건 반대하고 폐지를 주장하기 보다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EBS의 수능강의는 사교육의 대체제로 포지셔닝하면 안됩니다. 타도의 대상이 아닌데 그것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사교육 형태의 방송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생각합니다.
경제적으로나 지역적으로 소외된 학생들에게 EBS 수능강의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일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주도적 학습이 몸에 밴 학생들에게는 저렴한 복습의 기재로 사용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교육에 이미 물들어간 수동적인 학생들을 다시 공교육의 현장으로, 자기주도 학습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다른 방향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사교육을 누를 수 있는 더 강력한 사교육을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교육을 타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주도 학습을 강화할 수 있는, 현장의 공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그런 형태로 EBS가 포지셔닝했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강의 동영상을 타 사교육 이러닝 사이트와 유사하게 일방향적으로 틀어댈 것이 아니라 쌍방향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형태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래야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높일 수 있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사교육 시장이 축소되려면 기업의 인재채용 방식의 변화로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인재스펙이 바뀌면 대학의 선발 방식도 바뀔 것이고, 그러면 사교육의 양상도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적으로 너무너무 어렵기 때문에 에둘러 접근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학생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풍토를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학생 스스로 사고할 수 있도록 해주고, 학생 스스로 학습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주고,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면 사교육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스스로 계획하고 공부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학생이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EBS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EBS의 변화를 시작으로 공교육이 변화할 수도 있고, 결국 사교육도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냉철한 현실, 즉 사교육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부터가 변화의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2. EBS는 공공재이다.
EBS는 사교육의 대체제가 아닙니다. 사교육용 이러닝 서비스가 EBS 수능방송을 선택하게 해서는 승산이 없습니다. EBS는 공공재입니다. 공공재는 공공재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기반을 만들고, 체제를 만들고, 흐름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주적을 사교육으로 잡지 말고, 사교육을 의식하지 말고 공공재로의 존재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EBS가 추구하는, 대다수 국민들이 원하는 교육의 길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규 교육과정에 나오는 내용만이 교육이 아닙니다. 유익한 다큐멘터리, 인디 영화, 휴먼 드라마, 언더그라운드 콘서트 등과 같은 영역도 충분한 교육의 기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정치적인 영향력에 휘둘리지 말고, 시청률에 얽매이지 말고 교육, 학습에 필요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삶이 곧 학습이고, 모든 것이 학습인 시대에 사교육을 의식한 학원식 강의 보다는 다양성과 생각의 깊이를 줄 수 있는 그런 방송, 그런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공공재로써의 EBS가 위상을 다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3. EBS는 수익보다는 생태계 조성에 힘을 써야 한다.
교육으로 돈을 버는 시대입니다. 바로 이러닝입니다. 교육도 서비스이고, 학습도 서비스입니다. 이러닝은 서비스이자 산업의 영역으로 편입된지 오래 되었습니다. 서비스로 접근을 해야 품질도 좋아지고 학습자의 만족도 올라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EBS도 서비스 관점에서 접근을 해야 합니다.
서비스가 곧 수익은 아닙니다. 오히려 서비스를 잘 하기 위해서는 수익이라는 단기적인 목표보다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사명감이 필요합니다. EBS가 수능강의나 기타 인터넷과 관련되어 투입된 자원이 많은데 그 자원이 놀고 있다면 그 잉여자원을 다수에게 공개하면 됩니다. 공개하고 개방하여 생태계를 조성해 주면 됩니다.
기술적인 용어이긴 합니다만, 글로벌 기업들이 왜 오픈API를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있는지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일방적인 퍼주기가 아니라 자사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문을 열어 가져가라고 하는 것입니다.
EBS도 퍼줘야합니다. 가둬두지 말고 나눠야 합니다. EBS의 막강한 인프라를 교육적인 접근을 하고자 하는 중소 사업자나 학교현장에 개방하여 EBS를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열고 나누면 더 큰 것으로 돌아온다는 웹2.0의 원리를 EBS가 실천하기를 바랍니다.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살아남아 영향력을 구가하기 위해서는 나눠야 할 것입니다. 웹생태계에서 살아남아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EBS가 개방의 흐름에 편승하여 생태계를 조성한다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세계의 유스의 대학에서 오픈 코스웨어 정책을 통해 나누고 퍼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함으로 얻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그 흐름에 동참할 수는 없는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 일입니다. EBS라면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4. EBS는 교수학습 분야의 융합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컨버전스는 대세입니다. 방송과 웹이 융합되고, 통신과 방송이 융합되고 있습니다. 미디어 업계에는 이러한 모델이 나오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젠 교육계에서도 이런 모델이 나와야 합니다. EBS는 이미 그러한 인프라와 기술과 철학이 있습니다.
덩치크고 앞서가는 집단에서 모델을 제시해야 나머지들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성공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벤치마킹할 대상이 생깁니다. 교육 분야가 보수적이기 때문에 변화에 느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EBS가 성공모델을 제시하고 이끌어 간다면 보수적인 교육분야도 다른 영역 못지않게 변화의 주체로 설 수 있다 생각합니다.
5. EBS는 디지털 격차와 탈학교 현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장 기본이면서도 관심 두기 어려운 것이 바로 디지털 격차에 대한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지리적으로 육체적으로 소외된 이들이 디지털의 혜택을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EBS가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공공재로써의 EBS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탈학교 현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더이상 '청소년=학생'이 아닙니다. 수능방송에 매몰 될 것이 아니라 학교 밖 아이들에게 유익한 것들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래야 공공재로써의 EBS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아래는 본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 세부 내용입니다. 참고하세요.
<특별 생방송 시청자와의 대화 - EBS에 바란다>
1. 프로그램명 : 특별 생방송 “시청자와의 대화 - EBS에 바란다”
2. 방송 매체 : 지상파 TV, 플러스 1 동시 생방송
3. 방송 일시 : 2009년 12월 7일 22시 40분~ 24:00 (80분간)
4. 주요 내용 :
“시청자의 따가운 질책을 듣겠습니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곽덕훈 사장이 스튜디오로 내려와 카메라 앞에 선다. 이번에는 시청자와 직접 만나 EBS를 향한 따가운 질책을 듣겠다는 각오다. 곽덕훈 사장은 지난 10월 19일 취임한 후 ‘EBS가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곽사장이 변화의 핵으로 손꼽은 것은 EBS 수능강의를 비롯한 학교방송이다. 온 국민이 사교육비 부담으로 고통 받는 현실을 공영방송 EBS가 앞장서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2004년 EBS 수능강의 및 EBSi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으로 매년 사교육비 절감 효과에 기여한 그간의 성과를 저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사교육비 절감과 관련해 EBS에 쏠리는 시청자의 높은 기대를 지금의 시스템과 속도로는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는 12월 7일 특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시청자와의 대화’는 사교육 현장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와 실수요자인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이 패널로 나선다. 한때 연봉 18억을 버는 유명 학원 강사였던 교육평론가 이범씨, 현 EBS 강사, 현직 교사, 학생, 학부모 대표가 곽사장에게 EBS 강의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질 준비가 되어 있다.
“EBS의 변화를 말하겠습니다”
취임 후 40여일 동안 ‘분초를 다투며 살았다’고 말하는 곽덕훈 사장은 그동안 수능 강의를 비롯한 학습강의 프로그램을 확 바꿀 준비를 해왔다. 학교 현장 직접 방문을 통한 현장 수요조사, 과감한 인센티브를 통한 스타강사 확보, 공교육 지원을 위한 EBS 조직 개편, 획기적이고 종합적인 학습 콘텐츠 계획 등 실수요자인 학생들의 요구를 따라가기 위한 파격적인 개혁안들이다. 오는 7일 ‘시청자와의 대화’는 현재까지 수립된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비전과 대책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해성사의 자세로 그 동안의 한계를 솔직하게 토로하고 나아가 시청자의 의견과 질책을 EBS 사교육 종합 대책에 담을 계획이다. EBS의 변화 의지를 분명하게 천명할 계획이다.
“시청자를 최고의 고객으로 만나겠습니다”
곽덕훈 사장이 최초로 시도하는 것은 ‘시청자와의 대화’ 만이 아니다. 곽사장은 EBS 홈페이지에 ‘사장과의 대화’ 게시판을 개설하고 시청자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용자가 핸드폰 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입력할 경우 접수와 답변에 대한 안내 내용이 자동으로 전송된다. 의견이 접수되면 직통 핸드폰과 이메일로 안내 내용이 곧바로 사장에게 발송된다. 이후 곽사장이 직접 의견을 확인하여 답변하고 세부적인 질의는 담당 팀에 즉시 이관돼 구체적인 답변이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CEO가 나서서 인터넷을 통해 시청자를 만나는 서비스는 언론사 최초다. 소비자를 최고의 고객으로 모시고자 하는 EBS의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특별생방송 ‘시청자와의 대화’에서도 게시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의 의견을 접수해 현장에서 곽사장이 즉각 답변을 할 계획이다. EBS는 이번 방송을 통해 EBS 사교육비 경감 대책 완결판을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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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완존 축하 ^&^ 공인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게 되는건가? 넘 멋지다. '내실있는 블로그를 운영하면 TV에도 출연할 수 있다'
2009/12/03 13:56공인은 무슨... 큰 비중도 아닌 것 같고 그냥 시민패널일꺼에요. 정상적인 패널이라면 미리미리 연락와서 준비하라고 했겠지요. 그냥 벽에 빙~ 둘러 앉아 있는 일명 병풍들 중 하나일 겁니다. ^^ ㅎㅎㅎ 질문의 기회가 주어질지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작가가 요청한 내용이 있길래 정리해 본 겁니다. 구체적이고 꼼꼼하게 답변해 놓으면 혹시 알아요. 이야기할 기회 한번이라도 줄지.
2009/12/03 16:22그냥 지나가는 카메라 속의 얼굴 하나로 남을 수도 있겠고요. 큰 기대안합니다. 그냥 재밌는 경험 한다 생각할라고요. ^^
미리 사인 받아야겠다!
2009/12/04 00:51글에 너무 호둘갑을 떨었나? 그냥 참석하는건데... 병풍으로.. ㅜㅜ
2009/12/04 0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