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공학회 뉴스레터 중에 직업능력개발원 장혜정 박사가 작성한 글이 있어 이곳으로 옮겨 봅니다. 고용보험 환급용 이러닝과 관련되어 생각해볼 만한 거리를 던져주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성자 : 직업능력개발원 장혜정 박사

1. 노동부 직업능력개발정책의 변화

2009년에 노동부의 직업능력개발정책에는 두 가지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하나는 오프라인 집체훈련에서 수요자가 직접 과정을 선택하고 수강하는 ‘직업능력개발계좌제’가 시범운영을 거쳐 전면적으로 실시된 것(현재는 실업자훈련 부문만 실시 중이며, 중장기적으로 재직자 부문까지의 점진적인 확대를 정책적으로 검토 중에 있음)이고, 다른 하나는 인터넷 원격훈련(이러닝) 부문에서 콘텐츠 심사기준과 심사절차가 전면 개편된 것이다.

2. 인터넷 원격훈련 콘텐츠 심사제도 개편

위 두 가지 변화 중 인터넷 원격훈련 콘텐츠 심사제도의 변화는 이러닝의 태동부터 보급, 성장․발전에 이르기까지 이를 사실상 주도해왔던 교육공학계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간 인터넷 원격훈련 콘텐츠 심사는 재직근로자에게만 연간 700억원이 넘는 훈련지원금을 지급하는 기준이 됨으로써 기업에서의 이러닝에 있어서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기제였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개편된 심사기준은 기존에 내용분과와 교수설계 분과로 나누어 심사되던 방식에서 사실상 교수설계 전문가(주로 교육공학자)는 배제되고 내용전문가(현장실무자 위주)가 교수설계와 내용의 적합성을 판단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변화된 것이 하나의 특징이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과 파급효과를 교육공학자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바라보자면,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한국의 기업 이러닝의 교수설계 수준이 이미 궤도에 올라서서 평균 수준 이상의 품질을 갖추게 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즉,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만큼의 형편없는 교수설계의 콘텐츠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으로 이와 같은 변화의 원인을 살펴보면, 극단적으로는 “내용이 좋으면 되지 상호작용이니 협력학습이니 어쩌니하면서 사람만 귀찮게만 하는 교수설계가 사실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교수설계 무용론‘까지 대두되는 실정이다. 

또한 ‘교육공학’이 주도해왔던 교수설계가 반드시 교육공학 전공자가 해야 될 필요가 없으며, 교육공학 전공자가 한 교수설계나 비전공자가 한 교수설계나 수요자들이 체감할만한 차이점은 없었다는 비판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있어왔으며, 더 나아가 그간 교수설계의 중요성이 필요이상으로 과대평가되어 소위 교육공학자들의 몸값만 높였다는 공격성 발언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3. 교수설계자가 필요없는(?) 기업 이러닝이 되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들

교육공학을 전공한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점점 ‘교육공학’ 전공 교수설계자를 찾아보기 어려워진 이러닝 업계 현실, 콘텐츠 심사기준에 ‘교수설계 분과’가 사라지고, ‘내용’만 잘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심사할 수 있는 보편적인 역량으로 취급당하고 있는 ‘교수설계’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사실상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후배들만 보더라도 이러닝을 3D라 칭하면서 이러닝쪽으로는 진출을 하지 않으려하고 있고, 이러닝 업계에서는 교육공학 전공자들을 채용하기도 어렵거니와 이직율도 높고 채용하더라도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 하고 대우받기만 요구해서 그냥 비전공자라도 경력자로 채용을 한다고 한다. 

이러한 악순환 속에서 지금처럼 공장에서 찍어내듯 천편일률적인 교수설계의 콘텐츠가  양산된다면 정말 교수설계는 필요없게 되고 교육공학이라는 전공도 더 이상 교수설계자로서 인정받는 학문적 배경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사태가 돌이킬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기 전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새로운 이러닝 교수설계 모델, 사례의 개발과 보급이 요구된다. 과연 어떤 것이 ‘좋은 콘텐츠’, ‘교수설계가 잘 된 콘텐츠’라는 것을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있으며, 사실상 best practice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둘째, ‘잘 설계된 이러닝 콘텐츠’의 성과분석에 보다 힘써야 한다. 제대로 된 교수설계가 교수학습에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분명하게 입증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육공학 전공자들이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타 전공자들과는 차별되는 전문가로서의 교육기획자, 교수설계자가 될 수 있도록 전공 커리큘럼을 재정비하고 학교에서도 실질적인 교수설계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양질의 교수설계 프로젝트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교육공학연구 등의 학회지에서 기업교육에서의 교수설계 관련 연구과 실제 사례를 보다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그간 교육공학연구에 게재된 논문들을 보면 기업교육과 관련된 연구는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기업교육학회, 산업교육학회가 있지만 교육공학회에서도 고유의 학문적 탐색을 통해 기업교육, 특히 교수설계에 특화된 양질의 연구논문을 발굴하는 데 보다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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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계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만 보면 교육공학과 전공자들은 힘든 일을 싫어하고, 대우받기 원하고... 왠지 교육공학과 출신들의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것 같네요. 제도적인 문제와 이러닝 산업구조에 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틀 안에서 교수설계자들이 존재하고 콘텐츠를 만드니깐 제한적이고 교수설계부분 위축되었던 거 아닐까요?

    2009/11/24 09:43
    • Favicon of http://www.heybears.com BlogIcon 엉뚱이  수정/삭제

      저도 글의 내용을 100% 공감해서 퍼온 것은 아닙니다. 교육공학에 관심이 있고, 고용보험용 이러닝 제도의 변화에 민감한 기업용 이러닝 시장 바닥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함께 생각해 볼만한 내용이라 여겨 옮겼습니다.

      산업구조의 문제는 하루이틀의 문제는 아니지요. 게다가 구조의 문제는 쉽게 바꿀 수도 없고, 개인들의 불평과 불만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제도를 바꿀 수 없으니, 그 제도 하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좋은 방법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답글 감사합니다.

      2009/11/2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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