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며...

e-learning 2009/10/20 08:18 Posted by 엉뚱이
 
 
곽덕훈 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께서 EBS(한국교육방송공사) 신임 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취임사에서 5가지 전략과 4가지 중점 추진 과제를 제시했는데, 이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5가지 전략>
  1. 공교육 내실화와 사교육비 경감 지원 EBS
  2. 수요자 및 현장 중심의 EBS 
  3. 국민에 유익한 공영방송 EBS 
  4. 디지털 교육방송을 선도하는 EBS 
  5. 글로벌 교육과 창의적 교육을 선도하는 EBS 

<중점 추진 전략>
  1. 공교육 내실화 및 사교육비 경감 적극 추진 
  2. 교양·문화·직업 및 평생교육을 위한 EBS 역할 강화 
  3. 녹색성장 시대 디지털 교육방송으로서의 그린(Green) EBS 확립 
  4. 수요자 중심의 차세대 이러닝(e러닝) 시스템 'EBSi 2.0' 구축

곽 신임 사장의 정치적 성향 뭐 이런 것에는 사실 관심이 없습니다. 어떤 인맥과 정치력으로 EBS의 신임 사장에 낙점되었는지도 관심 없습니다. 다만 EBS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만 가질 뿐입니다.

제 블로그에는 EBS의 수능방송을 '까'는 글이 몇개 있습니다. 제 관점에서는 실패한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적었던 겁니다. 지금도 그 관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전략과 중점 추진 과제 속에도 맘에 안드는 구석은 있지만, 일개 변방의 이러닝 블로그에서 언급할 만한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는 짚고 넘어갔으면 해서 글을 적습니다.


[전제] 교육의 문제는 더 이상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계급의 문제입니다.

사교육을 없에겠다, 줄이겠다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바뀌는 정권마다 사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안하는 곳 없고, 획기적으로 보일만한 요소들도 있었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기대했던 구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디 사교육이 그렇게 만만한 산업영역이던가요? 정책을 바꾸면 바뀐 정책에 대응하는 사교육이 재생산될 뿐 없어지지 않는 것이 사교육입니다. 

정책과 제도로, 통제와 단속으로 사교육을 없앨 수 있다는 생각은 정말 유아적인 발상입니다. 사교육을 인정하되, 어떤 사교육으로 만들어 갈 것이냐를 놓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합니다.

사실 사교육에 대한 문제는 조직의 인재채용에 대한 관점이 바뀌지 않는 한 해결될 수 없습니다. 먹고사니즘의 해결을 위한 계급제도로써의 '학벌'을 기업에서 없애지 않는데, 그 학벌을 따기 위한 하위 교육제도가 바뀌겠습니까? 

인재를 채용하는 조직에서 일단 출신성분을 놓고 줄세우고, 서류에서 쳐내는데 그 학벌을 따기 위한 교육이 없어지겠습니까? 정치인들과 고위공직자들을 보세요. 지방대 있더랍니까? 서울 시내 중위권 대학이라도 있습니까? 유학파 아니면 SKY 내에서 대부분 소싱하고 있는데, 어떻게 중고등학교 심지어 초등학교의 사교육이 없어지겠습니까? SKY를 들어가야 인생이 편한해 질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정치권과 고위공직자들이 세뇌를 시키고 있는데 말이죠.

교육은 더이상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계급의 '문제'입니다. 사교육도 공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지났고, 계급의 재생산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지 오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교육은 없어질 수 없습니다. 


1. EBS가 또 다른 사교육 양산의 채널로 전락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공교육 강화 정책을 보세요. 공교육이 아니라 학교에서 수행하는 사교육이 대부분입니다. 학원 강사들이 가르치는 사교육이 공교육을 죽이니 학교에서 교사가 사교육처럼, 학원처럼 방과 후 교육을 하자는 세상에 무슨 그게 공교육입니까. 

EBS가 수능방송을 수행할 때에 원대한 꿈을 꾸고 시작했을 겁니다. 물론 이것이 준 사회적 의미도 크고, 그나마 비싼 사교육을 볼 수 없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EBS 수능방송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일부분의 성공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EBS가 수행해야 하는 비전과 미션이 수능방송과 같은 사교육2.0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 수행 과정에서 들어났던 많은 비리와 결과적인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EBS 수능방송을 '깠'더랬습니다. 

변화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EBS가 사교육의 다른 채널로의 포지셔닝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말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2. 학습자 중심의 인터랙티브한 방송이 되기를 바랍니다.

곽 신임 사장의 경우 글로벌한 마인드와 시스템적인 사고로 유명합니다. 외부 포럼이나 기조 연설 같은 것을 몇 번 들어본 적이 있는데, 많은 감명을 받곤 했었습니다. 이러한 철학과 마인드가 EBS에 잘 녹아나기를 바랍니다. 

아니나 다를까 글로벌과 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전략과 중점 추진 전략에서 내비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근간으로 정진한다면 EBS의 위상이 그냥 교육방송, 사교육 이중대, 애들이나 보는 유아방송의 이미지를 벗어 진정한 학습자 중심의 방송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됩니다.

특히 IPTV와 같은 기술이 확대되고 있고,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통해 단방향의 전달 중심의 교육보다는 상호작용이 강화된 학습시스템이 널리 보급되고 있기 때문에 EBSi의 차세대 이러닝 시스템으로 거듭나는 것에 대해 적극 찬성합니다. 

다만, EBS가 해야할 일은 방송과 시스템의 융합, 그리고 이러닝 생태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플랫폼의 공유와 개방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콘텐츠까지 모두 한꺼번에 하려고 하면 안될 것입니다.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국민들이 공유와 참여를 위한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진정으로 수요자 중심의 EBS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3. 돈 안되는 교육적인 접근을 통해 토대를 마련해 주었으면 합니다.

공공의 조직은 생태계를 꾸리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위 조직들이 먹고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산업이 자생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대기업이 SSM과 같은 중소기업들이 해야하는 산업에까지 손을 뻗치는 파렴치한 비즈니스의 세상에서 교육시장, 특히 이러닝(e러닝) 산업이 성장하고 토대를 든든하게 갖추려면 EBS와 같은 곳에서 생태계 조성 산업에 역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돈 안되는 다큐멘터리와 문화공연 같은 것들을 많이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사교육 방송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도가 더 늘어야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흘러가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제발 돈되는거 말고 돈 안되는 산업에 관심을 갖고 생태계 복원에 주력해 주었으면합니다.

아래는 곽 신임 사장의 취임사 전문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곽덕훈 EBS 사장 취임사  
 
EBS 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요즈
음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큰 변화의 환경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사회환경에서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EBS를 세계 제일의 교육방송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땀과 보람을 함께 나누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 저는 EBS 제6대 사장으로 취임하게 됨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아울러 그동안 방송을 통한 교육경쟁력 제고와 국민의 지적함양을 선도해온 EBS의 모든 가족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격려를 드립니다. 그리고 저 역시 새로운 사장으로서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낍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현재 우리는 디지털패러다임이라는 큰 변화의 흐름 속에 살고 있습니다. 우선 먼저 EBS를 둘러싸고 있는 정책환경과 운영환경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정책환경의 변화로 공교육 내실화와 사교육비경감 요구증대, 수요자 및 현장중심의 국민체감형 교육지원체제 요구, 국제화 기반의 창의적이고 선도적 역할의 요구 등이 증대되고 있으며 운영환경의 변화로는 디지털 컨버전스 가속화, 웹 2.0/3.0 시대의 도래, 다매체/다채널 시대의 도래, 그리고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등의 소셜소프트웨어의 활용 등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EBS의 미션과 추진전략을 다음과 같이 설정하고자 합니다. 미션으로는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제1조 목적에 있는 "교육방송을 효율적으로 실시함으로써 학교교육을 보완하고 국민의 평생교육과 민주적 교육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가 적절하다고 봅니다. 이의 추진전략으로는 공교육내실화와 사교육비경감 지원 EBS, 수요자 및 현장중심의 EBS, 국민에 유익한 공영방송 EBS, 디지털교육방송을 선도하는 EBS, 글로벌교육과 창의적 교육을 선도하는 EBS의 5가지 전략을 융합기반의 방송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전략을 추진함에 있어 저는 4가지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첫째, 모든 구성원들의 합의 속에 공교육내실화와 사교육비경감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둘째, 교양, 문화, 직업 및 평생교육을 위한 EBS의 역할을 강화하겠습니다. 셋째, 녹색성장시대의 디지털교육방송으로서 Green EBS를 확립하겠습니다. 넷째, 수요자 중심의 차세대 이러닝시스템 EBSi 2.0을 구축하겠습니다. 이렇듯 EBS에게 주어진 막중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저는 조직 운영 역시 다음의 사항에 역점을 두고 추진할 것입니다.

첫째, 새로운 디지털 패러다임의 교육방송 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면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조직을 재구조화 하겠습니다. 둘째, 인화와 단결, 화합과 소통 등 직원상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민주적이고도 합리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겠습니다. 셋째, 사업관리방식은 사업부서 책임 하에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넷째, 관리자 및 구성원에 대한 리더십 및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국내외 교육 및 연수기회를 확대하겠습니다. 다섯째, 고객감동 서비스 실현을 통한 EBS 가치 창출을 높이겠습니다. 여섯째, 국제사회에서 EBS의 선도적 역할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습니다. 이상에서 말씀드린 저의 비전과 전략, 업무추진계획, 조직관리 및 경영혁신 등을 통해 EBS가 학생, 교사, 학부모뿐만 아니라 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EBS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신뢰받는 EBS, 자부심이 풍만한 EBS, 웃음이 넘치는 EBS를 만들겠습니다.

EBS 가족 여러분!

EBS는 지금까지 어느 방송사도 이룩하지 못한 많은 업적을 이루었다고 봅니다. EBS는 공교육내실화뿐만 아니라 방송대상을 받은 '한반도의 공룡' 등과 같은 많은 우수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국민의 교양 및 지적 수준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고 봅니다. 이러한 업적을 바탕으로 저와 함께 한 단계 더 전진하도록 합시다.

EBS의 발전을 위해서는 제가 감당하게 될 몫도 크지만 여러분이 함께 해야 할 몫도 매우 크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여러분이 자긍심을 가지고 EBS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습니다. 여러분이 행복하고 즐겁다고 느낄 때 EBS는 최고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앞으로 낮은 자세로 여러분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하겠습니다. 저를 이용하고 활용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여러분과 늘 함께하는 EBS 사장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09년 10월 19일

곽  덕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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