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탄까지 잘 정리되다가, 바쁜 일도 있고, 중간에 설명회도 있고 그래서 3탄의 정리가 좀 늦어졌습니다. 더 늦추면 10월이 오고야 말 것이고, 그러면 10월 이후를 준비하자는 제목의 취지에 맞지 않는 지나간 옛 이야기가 되어 버리니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3탄을 마무리해 볼까 합니다.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이번 고시는 '고용보험 환급률을 줄이겠다'라는 명확한 목적에 의해 수립된 것입니다. 재원의 부족으로 인해 더 이상 훈련과정들에게 환급해 줄 총알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줄여보고자 전략적으로 실시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과정별로 신고요건은 늘어났고, 등급은 더 받기 어려워졌으며, 환급액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러닝 업계는 어떻게 대처를 하면 좋을까요? 정답도 없고, 상황에 따라 기업별로 처한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전략이기 때문에 제가 어줍잖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냥 머릿 속에서 생각하는 전반적인 그림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이번 변화의 총평

핵심은 '환급을 줄이겠다'라는 것이지만, 변화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고용보험 환급 제도의 근본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변화라는 점이고, 둘째, 콘텐츠의 다양성과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었고, 셋째, 콘텐츠를 겉이 아닌 속을 보겠다는 점입니다. 이 3가지 이유만으로도 이번 제도의 변화는 앞으로의 고용보험 환급을 위한 기업용 이러닝 서비스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업에서 직원을 교육시키는 데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지식의 전달, 역량 증가, 태도의 변화, 인식의 전환, 문제의 해결 등 교육의 최종 목적은 다양합니다. 이번 변화에서는 태도나 인식의 전환, 문제의 해결 등과 같은 부분이라기 보다는 지식의 전달과 역량 증가 등과 같은 '직무능력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인정 받게 되는 영역이 예시된 바와 같이 나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닝 콘텐츠를 다양한 형태로 블랜디드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둔 것은 정말 고무적입니다. 기존의 온라인, 오프라인의 2가지 훈련방식에서 이를 다양하게 혼합한 BL 방식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제도적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집체교육과 현장교육에 4시간 짜리 이러닝을 접목해 주는 것만으로도 기업의 입장, 학습자의 입장에서는 큰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의 기업교육용 이러닝 콘텐츠는 겉에 치중한 경향이 강했습니다. 멋진 디자인, 휘황찬란한 인트로를 원하고, 겉으로 보기에 차별화될 수 있는 각종 요소를 콘텐츠에 치장하느라 진짜 중요했던 속, 즉 '학습내용'을 소홀히 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변화를 통해서 겉보다는 속을 중요시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으니, 과정을 기획하는 입장에서도, 학습자의 입장에서도 '직무역량 강화'라는 하나의 목표에 맞출 수 있기에 혼란이 적을 수 있습니다. 학습내용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튜터링을 강화하도록 제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그리고 덧붙여 자사의 미션과 비전을 콘텐츠로 만들어서 환급신고를 한 후에 고용보험으로 장사를 하던 많은 대기업들의 편법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2. 이러닝 서비스 업체의 입장

사실 가장 혼란스러운 곳이 바로 이러닝 서비스 업체일 겁니다. 2010년 3월, 9월 이렇게 두차례에 걸쳐 기존의 모든 과정을 재신고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정말 고민이 많이 될 겁니다. 물론 활성화 분야의 일반 튜터링으로 본다면 대부분 과정의 등급이 C입니다. 이것을 마음 편하게 받아들인다면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 낼 수 있겠지만, 이것을 어떻게든 B로 올려보려 한다면 리뉴얼의 범위를 산정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리뉴얼의 입장에서는 약간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신고 프로세스 상에서는 수월할 수 있겠습니다. 기존에 운영사들이 담당하던 부분을 CP단에서 많이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업무의 양은 약간이라도 줄어들 겁니다. 

그러나 위협의 요소도 있습니다. 이전에는 이러닝의 구도가 '서비스 VS. 서비스'만 있었지만, 이제는 '서비스 VS. CP'의 한갈래가 더 생겼습니다. 이러닝 서비스 업체의 경쟁자는 이러닝 서비스 업체였지만, 이제는 개발업체도 경쟁자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CP 단에서 콘텐츠를 만들어 신고한 후 등급을 받아 운영사를 찾아다닐 수 있는 구조가 짜여지면 '신고를 할 수는 권한'을 가지고 횡포는 부리지 못할 겁니다. 물론 만들어져 있다고 모두 도입을 시켜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서비스 프리미엄'이 있다손 치더라도, CP사가 다른 운영사와 손을 잡고 서비스를 한다면 경쟁관계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위협의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3. 콘텐츠 제작 업체의 입장

콘텐츠 제작 업체는 일시적으로 개발물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10월 이후에 신규 신고를 어떻게 들어가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업체들이 다 눈치를 보느라, 신규 개발 발주를 늦출 가능성이 큽니다. 개발 물량을 발주하는 기관들이 대부분 이러닝 서비스 업체이기 때문에 (물론 공공물량도 있습니다만) 눈치보느라 과정 개발을 늦추면서 개발 업체의 입장에서는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현금과 인력의 관리를 잘 해야할 때입니다.

그러나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상당한 양의 리뉴얼 물량들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순히 수정할 물량이 쏟아질 수도 있고, 교육과정체계 구성과 맞물려 발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 글에서 교육과정체계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역량의 확보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기회는 CP 자체적으로 신고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자체과정' 개발의 장벽이 하나 무너졌습니다. 이제 개발 업체들도 소위 '남의 일'만 하지 않고, '내 꺼' 만들어서 운영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는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자체과정을 제작하는 것이 쉽게 접근할만한 사안은 아닙니다. 

제작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기회비용까지 따져보면 상당한 양의 돈이 단기간 필요한데, 이것을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은 장기적이고, 들어오는 돈도 푼돈으로(물론 대박나면 목돈이 될 수도 있지만) 들어오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견딜 수 있는 넉넉한 현금과 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환급을 받을 수 있는 과정의 영역이 상당히 많이 줄었기 때문에 '무엇을 만들까?'를 찾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 고민은 이러닝 서비스 업체도 동일하게 하게 될테니, 만들 것을 찾는 데 경쟁이 심화될 것입니다.



4.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할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일단 10월 이후를 겪어 봐야하겠으나, 저는 감히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첫째, 학습자들도 더이상 자기계발을 위해 회사돈을 사용할 수 없어집니다. 그러나 자기계발은 해야 합니다. 영어 말고도 자기계발을 위한 다양한 학습을 해야하기 때문에 분명히 자기계발의 B2C 시장은 커질 것입니다. 자기계발 영역의 B2C 시장을 공략할 때입니다.

둘째, 튜터링을 강화하여 학습자와의 피드백을 활성화 시켜야 합니다. 당장은 아니라도 점점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직무 영역의 튜터들이 이런이 업계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활발히 해야하는데, 아직까지 그럴 수 있는 풍토가 안되어 있습니다. 이 시장을 잡아야 합니다. 튜터양성을 위한 교육도 강화해야 하고, 튜터 확보도 해야 합니다. 개정안을 보면 '튜터도 하나의 직업으로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되어 있습니다. 튜터만 잘 해도 먹고살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시대가 오면 지금의 튜터링과는 질적으로 다른 튜터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단순히 채점하고 질문에 답변하는 정도가 아니라 교수법에 의거하여 학습자와 상호작용하는 그런 튜터링이 이루어져야 할 겁니다. 이러한 영역은 이미 사교육시장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런 흐름이 기업교육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5. 드디어 이러닝2.0이 오나?

웹2.0은 이미 식상합니다. 그러나 이러닝은 2.0은 커녕 1.0에서 아직 머물러 있습니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면서 웹2.0스러운 다양한 기능이 나올 겁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 * *

고용보험 환급으로 기업교육용 이러닝은 양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콘텐츠 등급을 매기는 준거를 '교수설계'로 두었기 때문에 이러닝 콘텐츠를 만드는 기법과 방법도 많이 고급스러워졌습니다. 그러나 너무 외적으로만, 너무 알맹이에 신경쓰지 않는 그런 모습으로 변질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새 부대가 많들어 졌으니, 새 술을 담을 때입니다. 맛있는 술을 만들어 우리 모두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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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트블루  수정/삭제  댓글쓰기

    3탄에 걸쳐서 잘 설명해주신것 잘 보았습니다. ^^ 설명회에 다녀왔는데요....
    직능원 담당자께서는 기존의 100페이지 이상 분량을 늘리던 과정개요서가 행정작업의 상당부분을
    소비했다고 하시면서 엑셀처럼 표단위로 입력할 수 있도록 직능원에서 개설하는 신고사이트에
    양식을 탑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게 안되면 리뉴얼 시 업체들은 죽어나겠죠)
    기업/서비스 업체/CP 모두 10월부터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큰 숙제 하나씩을 안고 가게 될것 같네요.

    2009/09/28 10:03
    • Favicon of http://www.heybears.com BlogIcon 엉뚱이  수정/삭제

      설명회에 오셨었군요. ^^
      저희도 지금 10월 신고 과정을 준비하고 있는데, 일단 HRD넷 상의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업무의 양이 얼마나 줄지 늘지 가늠을 못하겠더라고요.
      숙제를 안고 가는 것은 물론 당분간은 상당한 혼란이 예상됩니다. 고용보험 변경된 신고와 관계된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겠지요.

      2009/09/28 12:51
  2. 미라클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육쪽이 좋아서 늦깍이로 들어와서 어찌 어찌 잘 했구나 하면서 지내고 있는 사람입니다.
    교육대학원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했구요.
    저도 그 변화에 대해 회사차원에서 자세히 학습하였습니다. 회사 분들이 말을 하기에는 교육공학이 중요성이 줄어들거라고 하는데, 그래서 전공자들의 advantage가 줄거라고요. 물론 교육공학이라는 것은 줄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때, 교육학, 기획력은 더 중요해질듯 한데요.
    아무리 뭐라고 해도, 교육이니까요. 오히려, blended learning을 해야하고, 여러 이론을 합쳐서, 평가까지
    적용하고, 논거를 가지고 설득을 하려면, 중요성이 더 늘것 같은데.
    제가 상황이 그래서 아전인수격인 해석인지 궁금해서 올려봅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2009/10/27 20:12
    • Favicon of http://www.heybears.com BlogIcon 엉뚱이  수정/삭제

      댓글로 간단히 답변 드리기 보다는 제 생각을 수일 내로 별도 글로 발행한번 하겠습니다. 미라클님처럼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교육공학이라는 영역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

      2009/10/28 13:28
    • Favicon of http://www.heybears.com BlogIcon 엉뚱이  수정/삭제

      댓글 대신 이러닝과 교육공학에 대한 제 생각을 글로 정리했습니다.

      http://www.heybears.com/2512604

      위의 글을 참고해 주세요. ^^ 감사합니다.

      2009/11/02 08:37
  3. 푸렁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저도 이러닝에 몸담은지 10년이 넘었네요. 잠시 몇년 외도를 했더니 멍~합니다. 너무 많이 변했고 바뀐게 많네요. 저자신도 많이 배울려고 노력중인데...이번 글이 방향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고하십시오

    2010/03/24 04:40
    • Favicon of http://www.heybears.com BlogIcon 엉뚱이  수정/삭제

      이러닝 업계 중견이시군요. ^^
      제도의 변화로 참 어려운 나날을 겪고 있는 요즘입니다. 기업교육 영역에 한차례 폭풍이 밀려오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원만히 잘 해결되었으면 하는 마음 가져봅니다.

      2010/03/2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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