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갑내기 아는 두 분과 조촐한 모임을 했습니다. 이 중 제 블로그를 구독 중이신 한 분께서 '왜 우분투에 관심을...'이라는 질문을 주셨습니다. 윈도우 종속성을 깨는 연습 중이라고 간단히 말씀 드렸는데, 이 글을 통해서(중복이라 사람 많을까봐 삼계탕 집에서 점심을 11시부터 먹었더니, 다 먹고 와도 시간이 12시네요. 그래서 정리 해 봅니다) 그 이유를 약간 더 부연설명 해 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 판단이고, 저 스스로가 준비하는 차원에서 우분투를 사용 중이기 때문에 일반화 시킬 수 없음을 먼저 밝힙니다.
1. 파폭을 통해 웹을 보는 눈이 넓어졌습니다.
컴퓨터라는 놈을 알고 지내면서부터 마이크로소프트만을 거의 사용해 왔습니다. MS-DOS, 윈도우3.1, 윈도우95, 윈도우me, 윈도우2000, 윈도우2003서버, 윈도우XP 그리고 윈도우 비스타까지. 모든 OS가 마이크로소프트꺼 였습니다. 중간에 잠시 X윈도우 기반의 리눅스에 관심을 가졌었다가, 익숙함을 포기할 만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여 결국 윈도우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웹을 대하는 시각도, 이러닝을 바라보는 입장도 MS에 최적화 되어 왔습니다. IE6에 최적화되어 있다라는 표현이 자연스러웠고, 굳이 다른 웹브라우저(한때는 넷스케이프는 고려했었지만)는 무관심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파이어폭스2가 세상에 나왔고, 호기심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다 보니 IE가 아닌 또 다른 웹을 바라보는 창이 있다라는 것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파폭을 사용하면서부터 웹표준과 크로스브라우징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파폭이 편리하긴 한데, 자주 사용하던 곳에 가니 깨지고,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다음이나 네이버도 파폭으로는 사용하기 어려웠던 시절이 얼마 전이었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겁니다. 그래도 꿋꿋하게 파폭을 사용해 보고자 IE탭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크롬이 나왔고, 지금은 IE는 제게 듣보잡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보면 파폭을 계속 사용해봐야겠다라는 나름의 오기를 가졌던 것이 잘 한 짓이었던 것 같습니다. 파폭으로 안되는 것을 파폭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웹표준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 게기가 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웹을 바라보는, 웹을 통해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이 한뼘 정도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웹이 플랫폼이 될 거라는 믿음도 파폭의 덕분입니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암흑의 경로에서 입수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종속되어 세상을 보는 눈을 더 넓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OS를 바꿔봐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2. 오픈소스라는 거대한 흐름에 동참하고 싶었습니다.
회사 컴퓨터에도 집 컴퓨터에도 몇 년전에 비하면 오픈소스 애플리케이션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꼭 오픈소스는 아니더라도 프리웨어 위주로 재편하다 보니 몇몇 주력 애플리케이션을 제외하고는 상용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여 공헌할 수는 없지만 개발된 것을 감사한 마음으로 사용하고, 이것에 대한 효율성과 효용성을 블로그를 통해 구두를 통해 널리 알리는 방법으로 동참은 하고 싶었습니다. 마인드맵도 프리마인드로, 화면캡쳐도 오픈캡쳐로, 웹브라우저도 파폭과 크롬으로 바꾸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픈소스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으로 세상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윈도우 기반의 오픈소스를 시작으로 편승하고 있었는데, OS 자체는 도전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냈습니다. 그 동안 알고 있던 지식을 버려야했고, 그 동안의 사용 노하우를 버려야하는 짓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해 보니 별거 없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 되고, 새로운 것들을 통해 '아, 이런 게 있구나' '이런 것도 이렇게 가능하구나'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분투를 사용하면서 생각이 폭을 더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였고, 계속 사용하면 사고의 폭을 약간 더 늘릴 수 있겠다라는 믿음도 생겼습니다.
3. 다양한 OS를 체험해 봄으로 학습자 경험(Learner Experiences)을 증대시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사용자 경험을 증대시키는 것이, 이러닝 상황으로 이를 치환하면, 학습자 경험을 증대시키는 것이 궁극의 목적입니다. 하나에 종속된 사고, 하나에 종속된 행동양식으로 다양한 요구를 파악하고 충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OS를 체험해 봄으로써 학습자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윈도우에 익숙한 학습자, 맥에 익숙한 학습자, 리눅스에 익숙한 학습자 등 다양한 학습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결국 다양한 경험을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통해 학습자 경험을 증대시킬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성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맥은 맥북을 통해 약간 맛을 보았습니다. 노트북을 살 기회가 다시 생긴다면 맥북을 살 생각입니다. 그리고 자금의 여력이 된다면 아이팟터치를 구입할 생각입니다. 휴대성 있는 기기로는 맥을 회사에서는 윈도우를 집에서는 우분투를 사용함으로써 학습자 경험을 위한 준비를 할 생각입니다.
4. 결론은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조만간 윈도우가 아닌 OS들과 만나야 합니다.
인텔도 넷북용 OS를 리눅스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모블린(moblin)'입니다.
얼마전 구글도 크롬 OS를 리눅스 기반으로 개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컴퓨터에서는 맥북도 점점 세를 확장 중이고 우분투 등과 같은 리눅스도 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떡밥이 난무하는 아이폰의 국내 출시 소식은 연일 인기이며, 구글이 개발하는 안드로이드도 전문가들에게는 이미 기대품목 중 하나입니다.
유무선을 막론하고 다양한 OS를 기반으로한 기기들이 시장에 선보일 것이고 사용자들은 이것들이 주는 사용자 경험에 노출될 것입니다. 익숙해지고 요구할 것입니다. 시장이 미리 보고 준비하는 입장에서 사용자와 같이 고민하거나 뒤떨어진다면 안되지 않겠습니까?
이러닝 업계는 어떨까요? 지금도 IE가 아니면 이전, 다음으로 이동되지 않는 콘텐츠가 부지기수고, ActiveX를 설치하지 않으면, 아예 수강할 수 없는 서비스가 대부분입니다. 넷북의 성장세가 계속되고, 많은 사람들이 넷북을 사용하게 되면서 넷북에 들어가게될 OS도 다양화 되겠죠. 그런데 이러닝은 아직도 IE에서만 돌아가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고, 서비스를 수립하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익숙함은 혁신의 적입니다. 그래서 익숙함을 깨기 위해 우분투를 사용해 보려는 겁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오픈 소스의 흐름이나 MID의 운영체제로서 IE의 불채택의 흐름에 대한 언급이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학습자경험(Learner Experience)가 최고 !!!
2009/07/24 17:39맘만 먹구 있는데, 나두 조만간 실행에 옮겨야지, 우분투 세상으로의 진입을..
일단 해보세요~ ^^ 함께 해요!
2009/07/24 21:26교육은 공공재라고 생각합니다. 오픈소스의 자유와 평등이라는 개념은 교육에 정말 어울립니다.
2009/07/24 18:55사교육 사이트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복제금지하기 위해 깔아놓는 악질 ActiveX에서 벗어나 30만원짜리 윈도우를 구입하지 않고도, 몇십만원짜리 수강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공공재라는 말씀에 깊이 동감합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환경까지도 안바랍니다. 이러닝도 수익이 있어야 기업들이 운영을 할테니까요. 최소한의 생태계 조성만이라도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게 1차적인 제 목표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2009/07/24 21:28항상 우분투나 리눅스로 가고싶은데도 여전히 한국의 고질적인 MS찬양과 액티브엑스는 진짜 윈도우를 버리기 힘들게하네요.. 그나마 웹표준이 있을까하고 1년전에 우분투를 깔고 파폭을 실행했을때 많이 실망했었죠... 보안적인부분에있어서도 다른부분에 있어서도 분명가치가 있는일인데....
어쨌든 다시 우분투나 리눅스로 돌아가고 싶어요.....ㅜ
2009/07/24 22:11열정의 문제인거같아요..아직까지는.. 사실 우리나라가 인프라적인측면만 너무 확대되어있지 웹표준이나 보안에 있어서는 너무 약하잖아요. 초고속인터넷확산을 하는데 엄청난영향을끼친 불법다운로드를 이전에는 분명 정부에서 웹하드업체라든가 분명특혜를줬었었는데 이제는 저작권이 어쩌고하면서....불법다운로드는 지적재산권적측면에서는 문제가있긴하지만 그래도 정보는 자유로운 공유의 대상이라는 점에서는..(어쩌다가 이야기가 여기까지 왔는지;;;ㅈㅅ;
저도 업무적으로는 윈도우를 버릴 수가 없습니다. 회사에서 혼자 잘났다고 우분투를 사용할 수 없는데다가, 업무의 능률이 이미 윈도우에 최적화 되어 있어서 효율성 때문에라도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집에서라도 우분투를 사용해볼 밖에요.
2009/07/24 23:26인터넷 뱅킹으로 돈 보내야하는데, 지금 우분투로 접속 중이라, 조금 후에는 윈도우로 접속해서 돈 보내야 한답니다. ㅜㅜ;; 웹 환경이 이따구니 어쩔 수 없죠.
생각과 시선이 달라지죠. ^^
2009/07/24 23:18네.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
2009/07/24 23:26습관이라는 게 참 무섭죠...
2009/07/24 23:48잘 보고 갑니다.
네. 정말 무서운 것 같습니다. 그게 너무 무서워서 그 습관을 한번 깨보려고 발버둥 중입니다. ^^
2009/07/25 01:01하지만.. 현실은 아직도 데스크탑에서는 윈도가 강세잖습니까..
2009/07/25 00:47인터넷 서비스(웹 어플리케이션 포함)가 더 활성화가 된다면야 모바일을 통한 다른 OS도 맛볼 수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국내에서만큼은 윈도 + IE 조합이.. 어쩔 수 없는 듯 싶습니다..
심지어는 넷북에서도 말이죠.. -.-;
지금도 강세고, 앞으로도 강세겠지요? 그러나 비윈도우 OS들의 시장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사용자들은 요구를 할 것이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본소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러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발버둥을 쳐보고 있는 것이지요. ^^
2009/07/25 01:03리눅스 그 자체보다 리눅스용 어플리케이션이 좀 더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이미 OS자체로서 리눅스는 우분투 최신버전을 봤을때도 알수 있다시피 어떻게 보면 이미 윈도우보다 더 좋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관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여전히 높은 터미널 의존성을 제외하곤요. 윈도우에서 마우스클릭이나 맥에서 갖다끌기같은 GUI 동작만으로 가능한 작업이 여전히 리눅스에선 터미널의 CUI작업이 필요하다는건 그만큼 유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초보자들에게 다가서기 어려운 벽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2009/07/25 02:27하지만 OS 자체만으론 할수 있는게 별로 없죠. 실제 우리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목적은 바로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위함이니깐요. 바로 이 어플리케이션 쪽에서 리눅스는 아직 일반적으로 쓰이긴 다소 모자란 점이 느껴집니다.
물론 파이어폭스같은 웹브라우저는 상당한 수준이긴 하고, 카테고리별로 윈도우용 어플리케이션의 대체품 정도는 있습니다만 상당부분이 윈도우쪽의 그것에 비해 모자란 점이 많지요. 동영상 플레이어만 해도 대충 윈도우쪽에선 8년전에 나온 사사미 플레이어 수준에도 한참 못미치며, 오픈오피스가 대중화되어가고 있다곤 하지만 객관적으로 윈도우의 MS오피스, 맥의 iWork에 비해 많이 모자랍니다. 게임 역시 마찬가지지요. 아무리 PC게임의 위세가 콘솔플랫폼에 비해 눌린다고는 하나, 여전히 가장 많은 숫자의 게임이 나오는 플랫폼이 윈도우 플랫폼이니만큼 게임에 대한 부분도 제작자들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자본집중이 필요한 영역의 소프트웨어에 있어서 리눅스쪽은 다소 약하지 않은가입니다. 모든 영역이 리눅스의 공유정신에 의해 공개된다면 이상적이겠습니다만, 분명히 이 세상엔 생계를 위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람이 있고 그들이 원하는 플랫폼 환경과 '리눅스 = 무료'라고 느끼는 유저들간의 생각의 괴리가 현재 보이는 플랫폼간의 어플리케이션 퀄리티의 차이를 보이지 않나 싶네요. (좀 생각을 확장해서 현재 리눅스 진영에 힘을 보태고 있는 수많은 MS와 맞서는 영리기업들이 언제까지 그 힘을 쏟아 부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애플리케이션들이 약간 문제(?)이긴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보니 그럴 수도 있고, 아직은 보편화된 OS가 아니라서 더욱 그럴 수 있는 듯 합니다. 좋아지겠지요.
2009/07/25 15:42저 같은 사람이 우분투에 관심을 갖고 직접 사용해 본 다는 것 만으로도 세상이 조금씩은 바뀌고 있다는 게 아닌가 싶어요. 게다가 점점 웹을 중심으로 애플리케이션들이 변화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OS는 뒤로 숨어버리는 '보이지 않는 컴퓨팅' 시대가 오겠지요. ^^
킬러앱의 부족은 어쩔수 없는 현상인거 같습니다.
2009/07/27 13:36말씀처럼 자본이 필요한데, 데스크탑 점유율 1%도 안되는 리눅스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줄 회사는 많지 않죠. 리눅스용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무료라는 인식도 좋은 면이 있지만 자본이 들어오기엔 장애가 되는게 아닐까 생각도 들구요.
와인이나 가상머신으로 윈도용 어플을 돌리기에 하드웨어적인 여유도 점점 많아지고 있고, 리눅스가 여러모로 조명받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나아질거라 생각합니다.
좋아질 것이고, 좋아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2009/07/27 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