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컴에서는 잘 되는데요?

e-learning 2009/07/15 14:59 Posted by 엉뚱이
 
 
만들어진 산출물(콘텐츠, 웹사이트 등)을 테스트하다 보면, 에라를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이 경우 어떤 상황에서 에라가 발생하는지 화면을 캡쳐하여 에라의 현상에 대해서 기술을 합니다. 워낙 다양한 에라가 발생하니, 이것을 모두 검수서에 꼼꼼하게 기록하고, 이를 수정반영 했는지까지 에라를 모아 놓은 검수서에 기재하여 수정을 했는지 여부를 체크합니다.

그런데 가끔은 '폰트가 이상해요.'나 'XXX 기능이 안되요.' 등의 검수내용에 대한 피드백이 '저는 이상이 없는데요?' '제 컴에서는 잘 되는데요?' 등과 같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jidolstar.com/322>

경험적으로 보았을 때 이런 경우는 검수자의 컴퓨터가 이상하여 잘못된 검수를 하였거나, 해당 산출물이 개발자 컴퓨터에서만 정상적으로 나오도록 출력 옵션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1. 검수자의 컴퓨터가 이상한 경우

컴퓨터로 하는 일이 워낙 다양하고, 사용하다 보면 이런 저런 프로그램들을 설치하기 때문에 검수자의 컴퓨터가 이상하게 바뀌어 있는 경우 그럴 수 있습니다. 

특히 예전에 소개한 바 있는 플래시 무비의 속도를 빠르게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것을 활성화시켜 놓고 이러닝 콘텐츠를 검수할 때에는 그렇지 않을 때와 다르게 약간씩 다른 출력물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검수를 할 때에는 검수자의 시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용자(고객, 학습자)의 시각입니다. 검수자가 사용자를 대표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검수를 할 때에는 가급적 다양한 각도에서 검수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 때 애플리케이션 기획할 때에는 윈도우 버전별, 브라우저 버전별로 테스트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 당시 최신 버전의 윈도우가 윈도우2000이었으니, 윈도우98, me, 2000 등을 서로 다른 컴퓨터에 설치한 후 잘 돌아가는지 확인했었고, 해상도별(640X480, 800X600, 1024X768 등)로 가독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도 체크를 했었습니다.

반면 이러닝 업계에 들어온 이후로는 다양한 각도에서 테스트를 해 본적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러닝 업계는 이미 IE에 최적화 되어 있었고, 통플래시 기반으로 제작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었기 때문에 IE에서 플래시만 되면 OK였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있고, IE 외의 다양한 웹브라우저에 최적화하여 개발해야 하는 요구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플래시가 가장 범용적인 RIA라고는 하나, 플래시 속에서 사용하는 액션스크립트와 플래시와 연동되는 자바스크립트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웹브라우저별로 동작 여부가 결정되는 일이 있습니다. 따라서 IE에만 최적화를 시킬 것이 아니라 파이어폭스, 크롬, 오페라 등과 같은 다른 브라우저들도 반드시 고려를 해야할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무시할만한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웹브라우저들이라고 해도, 이것을 계속 방치하게 되면 나중에 대대적인 공사가 될 겁니다. 이미 몇몇 건에 대해서는 그런 징조들도 보이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검수를 하기에는 일정과 자원이 한정적이라 어렵지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는 각자가 해결해야 하겠지만, 원칙적으로는 사용자의 관점에서 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여, 검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산출물이 개발자 컴퓨터에서만 정상적으로 보이도록 되어 있는 경우

검수자도 사용자의 환경에서 테스트를 해야겠지만, 개발자도 개발단계부터 사용자를 고려해야 합니다. 너무 개발에 최적화된 환경에서만 개발을 진행하다 보니, 내 컴퓨터에서 잘 돌아가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문제없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물론 그럴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내 컴퓨터에서 문제 없으니 니가 문제다'라는 생각을 고수하면 안됩니다. 여건이 안되어 못하는 것과 생각 자체를 그렇게 갖지 않아 안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니까요.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플래시로 개발할 때 텍스트를 뿌려주는 옵션 중 폰트의 속성을 플래시 내에 포함하고 있는 것과 사용자 컴퓨터에 있는 폰트를 호출하여 그 모양을 활용하는 것이 있습니다. 개발자의 컴퓨터에는 각종 폰트들이 다 설치되어 있고, 개발도 그러한 환경에서 하기 때문에 개발만 하다보면 폰트의 속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놓치기 쉽습니다. 그런데 검수자나 사용자의 컴퓨터에는 멋드러진 모양의 폰트가 없기 때문에 기본폰트(굴림이나 돋움 등)과 같은 것으로 대체해서 보여줍니다. 그러니 당연히 크기와 자간이 달라지고, 결국 레이아웃이 이상하게 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검수자가 먼저 이러한 문제를 발견하고 조치를 해야합니다. 그런데 검수자의 컴퓨터에 해당 폰트가 있다면 에라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냥 그대로 사용자에게 뿌려지게 되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때 '내 컴퓨터에서는 문제 없다' 등과 같이 반응할 것이 아니라 '왜 그런 문제가 생겼을까'를 다각도로 찾아보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실수를 반복해서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 +

다양한 시각에서 충분히 테스트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오류가 발생한다면 그건 '불량고객'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결국에는 불량고객까지 고려 못한 개발자(기획, 설계, 개발, 검수를 포함한 광의의 개발)의 잘못입니다. 뭔가 에라가 나는 것은 잘못 만들어졌기 때문이지 잘못 사용하기 때문은 아닙니다. 따라서 세상에 불량고객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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