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후배가 교육과정(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에 대한 요구분석과 평가까지 정리하는 과제를 해야한다고 하여, 제게 질문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이 기업교육용 고용보험 환급 이러닝 업무이기 때문에, 이 분야의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답변 준 내용을 포스팅으로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비슷한 과제를 해야하거나,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여 주세요.

[회사에서의 교육과정 개발의 현실]

먼저 몇 가지 전제 조건 하에 교육과정의 요구분석과 평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적인 것을 중심으로 보면, 요구사항부터 꼼꼼하게 한 후에 과정을 설계, 개발하고 이를 평가하여 다음 프로세스에 반영합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들은 중요하고, 또 실제로 이루어지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러닝 콘텐츠를 개발하여 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이론과는 다른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전제 하에 이야기를 풀어가겠습니다.

1. 요구분석부터 평가까지 제대로 진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2. 설령 있다고 해도 대외비인 경우가 많다.
3. 요구분석을 진행하는 부서와 이를 실행하는 부서가 서로 다를 수 있다. 

이러닝 콘텐츠의 경우에도 기업의 자체 연수원에서 자사 직원들을 위해 교육과정을 기획하여 운영할 경우에는 요구분석과 평가까지 꼼꼼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학습자가 명확하고, 학습자 특성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장 진급 대상자 100명에게 리더십 역량 개발'을 하기 위한 과정을 개발한다면 교육과정을 기획하는 의도, 학습자, 그리고 최종 확립할 역량까지 모두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과정을 기획하여 개발하기 상대적으로 용이합니다. 이라고 한 필요에 의해서 교육과정을 기획했고, 이에 부응하는 과정을 운영하여 평가를 할 수 있는 '환경적 요소'가 모두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가 아니라 이러닝 서비스 업체나 콘텐츠를 개발하여 CP(Contents Provider) 형태로 도입하여 운영하는 경우에는 약간 다른 접근방식이 적용됩니다. 간단히 말하면, 시장상황에 따른 변화를 발빠르게 캐치하여 '직관'을 통해 과정 개발 여부를 결정합니다. 요구분석을 수요조사나 설문 등을 통해서 하기 보다는 시장상황을 흘러가는 것에 맞춰 감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선개발-후영업'이라는 방식을 통해 과정이 운영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요구분석과 학습자 분석을 명확하게 하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불특정다수에게 과정이 뿌려지는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요구분석부터 평가까지 명확하게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이러닝의 교육효과성에 대한 회의'가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잘 팔리는 과정일 것이다라고 생각하여 기획하고 개발해도 안팔리는 경우가 있고, 그저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복걸복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전반적인 현실 속에서 이러닝 콘텐츠를 개발하고 마무리하는 과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개발전반적인 프로세스]

■ 요구분석
시장상황에 맞게 요구분석을 합니다. 과정을 개발하려고 할 때 과연 '시장에서 요구할만한 과정인가'를 고민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팔릴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사회적인 흐름이 어떠하고 시장상황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니, 이런 과정을 만들면 잘 팔릴 것 같다라는 분석을 하는 겁니다. 누가 어떤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하는 그런 데이터가 아니라 다소 '직관'이 가미된 분석이 이루어집니다. '자본시장법'에 맞는 과정을 개발하는 거시라던지, '녹색성장'에 맞는 과정을 개발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겠습니다. 

■ 거시설계
사회적인 요구에 따라 분석을 하여 과정을 만들겠다라고 결정을 하면 이것 어떻게 매력적으로 만들것인가를 고민합니다. 그 결과로 거시설계서, 즉 과정설계서가 나옵니다. 과정설계서에 들어가는 요소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예상 과정명
- 과정의 개요
- 예상 학습대상자
- 수료기준
- 교수학습전략
- 과정 콘셉트
- 학습진행메뉴
- 학습창 구성
- 학습 에이전트
- 예상 목차
- 일정 및 투입인력

이 문서를 통해 대략적인 과정의 기획이 들어가는 것이고, 이를 통해 과정 전반적인 윤곽이 결정됩니다.

■ 미시설계
스토리보드를 작성하는 과정입니다. 동기유발 전략, 몰입 전략, 구조화 전략, 매체선정 전략, 상호작용 전략, 학습의 파이 및 전이 전략 등이 포함됩니다. 스토리보드가 작성되어야 개발을 할 수 있습니다.

■ 학습창 디자인
거시설계 단에서 설계한 내역을 가지고 비주얼 디자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흔히 UI 디자인이라고 많이 이야기하고, 학습창을 구성하는 단계입니다. 디자이너들이 제작하며 산출물로 '시안'이라는 것이 나옵니다. 시안을 내부적으로 혹은 외부적으로 시연하고 평가합니다. 평가된 결과를 가지고 수정하여 마무리 합니다.

■ 프로토타입 개발 및 평가
시안이 완성되면 1개 차시 분량을 샘플로 시제품을 만들어서 그것을 가지고 시연을 하고 평가를 한 후 수정합니다. 일명 래피드 프로토타입 모형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프로토타입 개발물이 완성이 되면 그것을 기준으로 전체 개발에 들어가게 되고 대량 양산체제에 돌입하는 겁니다.

■ 개발
프로토타입을 근간으로 하고, 작성된 미시설계 산출물(스토리보드)를 가지고 실제 개발에 들어갑니다. 

■ 테스트
스토리보드 데로 잘 만들어 졌는지 테스트합니다. 이것도 일종의 형성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면 이러닝 플랫폼(흔히 이야기하는 LMS)에 탑재(포팅)합니다. 이렇게 하면 운영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요건은 마무리가 됩니다.

■ 운영 준비
도입된 서비스 기관에 총괄평가, 과제, 과정정보 등을 제공(혹은 입력)하여 과정이 운영될 수 있는 준비를 마무리합니다. 이때 고용보험 환급을 위한 신고 작업도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하여 '등급'이 나오면 운영됩니다.

■ 평가
과정을 다 만들고 나면 만들 때의 과정을 개발하면서 발생된 문제점, 앞으로 개선점 등을 평가해 다음 과정 기획 시에 반영합니다. 문서화를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바쁘니까 문서화는 잘 안합니다. 예를 들면, 개발하면서 성우 스케줄로 인해서 일정이 지연되었다고 한다면, 새로운 녹음실을 찾아 보거나 하는 등의 리액션을 취할 수 있습니다. 개발 프로세스에 따른 평가를 다음 과정에 반영하여 개선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ROI 평가는 실제 콘텐츠가 판매되는 것을 보면서 하게 됩니다. 몇 명이 얼마동안 일을 했기 때문에 만들기 위해 사용된 비용은 얼마라는 비용이 계산되고, 향후 운영되면서 얼마 팔렸으니 수익(혹은 손실) 얼마이다라는 것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계산해야 과정을 운영하면서 발생되는 손익에 대한 감이 생깁니다. 물론 과정을 개발하고 나서 실제로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지나야 합니다. 직/간접비용 그리고 기회비용까지 생각한다면 결코 만만한 작업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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