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참 무미건조하게 살고 있는 저는 소설, 수필 같은 책을 잘 읽지 않았습니다. 경영, 경제, 자기계발 그리고 지금 공부하고 있는 전공서적까지, 내용도 어렵고 지속적으로 몰두해야 하는 영역이라 생각하여 다른 책들은 사실 엄두를 못 내고 있었습니다.

얼마전 하나의 포스팅으로 지르게 된 주간지 2개도 주말에 몰아서, 시간내서 읽어야 하는 판국에 소설과 수필은 읽을 만한 여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넷 서핑에는 시간을 그렇게 많이 소모하면서 말이죠.

사실 구독한지 얼마되지 않은 산나님의 블로그였습니다. 인생 2막을 새롭게 열고 있는 분들의 인터뷰 글들을 워낙 인상깊게 읽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댓글을 다는 것만으로 새로 나온 따끈따끈한 책을 보내준다는, 정말 땡잡은 이벤트에 당첨(?)되어 감사하게 책을 받았습니다.


책은 받은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지만, '나중에 읽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볼 생각을 하지 않다가,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해 이제 한 챕터 읽었습니다. 지하철만 타서 40분을 가는 코스로 이동을 해야하는지라 40분만 읽었습니다. 그런데 한 챕터 밖에 못 읽었습니다.

정독을 했습니다. 상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 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글을 맛나게 잘 쓰실까?'라는 생각은 머릿말을 읽고 나서부터 그냥 잊혀졌습니다. 막힘이 없이 한 챕터를 정독하게 만들었으니까요. 그런데 상상을 하게 하고 내면의 이야기를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혼자, 아니면 아들과 마누라와 함께 '카미노'에 한번 가 보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 인생의 미션과 비전을 세워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인생 뭐 그리 빡빡하게 살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에 그냥 머릿속으로만 맴맴 돌리고 있었습니다. 죽기 전에 해야하는 100가지 항목을 만들어 꿈을 구체화시켜봐야겠다는 생각도 몇 년째 해왔지만, 실제로 적어본 꿈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걷는게 3위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머리가 띵 해 옵니다.

관계 맺기 서투른, 나만의 세계에 빠져서 독불장군처럼 살아온 저에게 이 책은 '관계'에 대한 질문을 계속 주고 있습니다. 이제 한 챕터를 읽었는데 계속 고민을 하게 하는군요. 책을 완독할 때까지 '관계'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게 될지, 아니면 '나'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게 할 지 자못 기대됩니다.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한 그 느낌을 남기기 위해 한 챕터밖에 읽지 않은 상황에서 중간 서평을 남깁니다. 나머지에 대한 느낌은 완독 후 다른 글로 정리를 하겠습니다. 좋은 책 써주셔서 보내주신 산나님,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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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이 나왔습니다...

    Tracked from 그녀, 가로지르다  삭제

    봄비 내리는 날, 책이 나왔습니다.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된 원고였는데, 수정을 거듭할수록 제 생각이 덧붙여졌고 이젠 사람들 이야기인지 제 이야기인지 구분이 잘 안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네요. 이런~ -.-;;; 최종 원고 교정을 볼 때부터, 광화문 네거리에 벌거벗고 선 것 마냥 망신살 뻗치기 전에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갈등으로 고민했습니다. 오랜 갈등..

    2009/05/21 12:54
  2.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Tracked from Inuit Blogged  삭제

    아, 더 이상 한줄도 못 쓰겠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느낌입니다. 지금 쓰는 책은 힘겹게, 힘겹게 한줄씩 뇌신경을 뽑아내듯 한계를 돌파하고 있는 중입니다. 마음에 안 들어도 일단 저기까지만 가보자, 스스로 달래고 얼르며 말입니다. 책은 엉덩이로 쓰는거라는 산나님 조언대로, 되든 안되든 시간 정해놓은 만큼은 앉아있으려 합니다. 벌써 석 달째 주말들입니다. 어제 밤엔, 잠시 쉰다고 읽던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순례자의 팍팍한 피로와 갈증을 느끼며..

    2009/05/2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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