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실제

instruction design 2006/11/17 11:23 Posted by 엉뚱이
 
 
요즘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내가 그 동안 해 오던 이러닝 콘텐츠 설계, 개발에 대한 습관과 행태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외부 프로젝트든 내부 프로젝트든 간에 논문과 연관이 있다. 담당하는 교수님들도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성과를 내고 부가적인 수입을 창출하는 것도 관심이 있으시지만 무엇보다도 논문 쓸 꺼리를 찾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아닌 분들도 있겠지만...)

더욱이 이러닝 관련된 프로젝트는 연구하기에도 좋다. 학습원리와 설계모형을 잘 설계하여도 개발을 하고 실행을 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러한 프로젝트는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

이번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인데, 담당 교수님의 주 관심 분야가 "문제해결력"이고 논문도 주로 PBL과 관련된 것을 많이 작성하셨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도 PBL이 중심 연구 대상이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교수님께서는 또 하나의 PBL 관련된 연구 논문을 작성하시어 HRD학회와 교육공학회에 발표하실 계획을 갖고 계시고, 그 논문 작업은 내가 담당해야 할 것 같다. 아는 것도 없고, 회사 다니면서 공부를 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못 내기 때문에 여간 부담되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프로젝트와 논문 작업을 통해서 나도 논문꺼리를 찾고 학회 퍼블리싱 경력도 쌓을 수 있으니 열심히 해야한다.

자... 여기까지는 현재 처해있는 상황이고, 지금부터 진짜로 느끼는 것을 정리해 본다.

이러닝 콘텐츠 개발 회사에 다닐 때 교수설계는 그냥 업무였다. 학습자 분석, 학습환경 분석, 학습내용 분석은 쏙 빼고 오직 전념하는 것은 고객사의 요구분석이다. 그리고 그 요구에 맞게 비용 책정하고 일정 잡아서 이윤을 남길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것이 최대의 목적이었다. 물론 고객사 담당자가 요구하는 동기부여 전략이나 다른 콘텐츠들과 다른 차별화 전략이나 뭐 이런 잡다구리한 것들을 위해 아이디어 짜로 문서화하는 등의 업무를 하긴 했지만 그것도 모두 요구에 의한 것이지 진짜 학습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말은 학습자를 위한다고 한다. '이러한 것이 학습자들에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말 중에 80%이상(내 기준으로...)이 회사의 이윤과 업무의 진행을 위해 내뱉은 감언이설이었다.

하지만 학교는 약간 다르다. 물론 논문을 쓰기 위해서 꼭 들어가야하는 다양한 조건들이 있지만 그런 것들도 모두 이론과 원리에 근거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고민하고 생각하게 된다.

지난 회의 때 정리해 간 PBL 모형도 다시 수정을 해야한다. 왜? PBL의 기본원리에 부합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약간 더 정교화 해야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모형과 원리에 집착하는가? 그리고 교수설계자들에게 이러한 모형과 원리가 왜 중요한가?

나는 이미 이러닝 업계에서 늘상 하던대로 약간은 안일하게 문서도 작성하고, 내 머릿속에는 들어 있지만 다른 사람은 보면 한참을 생각해야하는 형태로 간략화 시킨 도식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원리는 원리일 뿐 실무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들어서는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원리와 교수설계 전략. 여기서 교육공학자, 교수설계자의 역량이 들어나는 것이다. 약팍한 아이디어로 교수-학습의 원리를 뭉개버리는 그간의 직장인으로의 모습이 나였다면 앞으로는 교육공학자로, 교수설계자로의 원래 모습을 찾아야할 것 같다.

그 동안은 PM, PL, 교수설계 등의 업무를 한꺼번에 담당했기 때문에 교수설계에 초점을 맞췄다기 보다는 '프로젝트 전체'에 초점을 맞춰서 일을 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교수-학습 원리'와 '교수설계 전략' 그리고 '학습 모형'에 초점을 두어야겠다. 이러한 것이 학교에서의 논문을 위한 일 뿐만이 아니라 어떤 이러닝 콘텐츠를 기획하던지 간에 학습자를 중심에 두고 학습자의 요구를 맞출 수 있는 원리와 모형을 먼저 생각하고 진행해야겠다.

흔히들 학교에서는 이론을 회사에서는 실제를 배운다고들 한다. 나는 실제를 먼저 배웠고, 이론의 부족함으로 학교를 다닌다. 그래서 접근 방법과 사고의 방법이 학교만 다닌 사람들과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장점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단점도 있고... 이론과 실제를 절묘하게 엮어 모든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그런 이러닝 콘텐츠를 기획, 설계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가능할 것 같다. 이러한 것이 '교육' 콘텐츠, 이러닝 콘텐츠가 갖는 매력이 아닌가 싶다. 이론을 실제와 연관지어 학습자에게 가치로운 콘텐츠를 기획, 개발, 제공하는 일. 앞으로 내가 할 일이고 교육공학을 전공하는 교수설계자로써의 책무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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