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A교수님께서 전화를 하셔서, 학부에 있는 교육공학회의 논문을 보고, 의견을 적어줄 수 있겠느냐는 말씀을 하셨다.
주제는 블랜디드 러닝.

사실 블랜디드 러닝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지 못하지만 이번 기회에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도 해보고, 급하게 부탁하신 교수님의 말씀에 “No”라고 이야기하기도 어려워 승락을 했다.

블랜디드 러닝에 대한 전문가가 보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나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라는데에 의의를 두고 있다.
아래는 그 내용의 전문이다.

Blended-learning 학습 프로그램 기획 관련 토론 자료

먼저 교육공학회의 연구에 대한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국내에 e-Learning이 활성화되고 새로운 교육 방식으로 정착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정착된 분야도 기업교육에 치우치다 보니,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연구 자료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게다가 Blended-learning의 경우에는 더욱 더 자료를 찾기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Blended-learning이라는 테마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연구하신 교육공학회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 토론할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주제 및 학습 방식 선정

Blended-learning은 주제와 방식에 영향을 많이 받는 학습 유형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활동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주제에 통용되기 어려우며, 학습 방식은 과정을 기획하고 거시 교수설계를 수행하는 단계에서 학습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진행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주제를 세계지리로 선택한 것과 학습 방식을 탐구학습으로 선정한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커뮤니티 기반”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는 점입니다. Blended-learning에서 활용되는 온라인 활동 중 가장 기초적인 것에 중점을 두어 연구를 하였기에 Blended-learning의 온라인 활동의 장점을 잘 살리지 못 한 것 같습니다.
학습 프로그램 설계 부분에서 언급되어 있는 단계별 활동 중 온라인 활동에서 주로 사용된 것이 커뮤니티 활용입니다. 연구에서 밝힌 온라인 활동의 골자는 ‘탐구한 내용을 게시판에 올려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하며, ‘탐구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을 위한 인터넷 검색’ 등으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즉, “문서 게시”와 “정보 검색”이 Blended-learning을 위한 온라인 활동의 대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Blended-learning이 갖는 온라인 학습의 장점이라기보다는 인터넷 활용의 장점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따라서 Blended-learning의 온라인 활동에서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Blended-learning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에 필요한 e-Learning 콘텐츠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이를 설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평가의 방법에서 e-Learning을 활용한 평가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커뮤니티 기반 교수/학습 모형에서 학습자 코칭(Coaching) 방안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2. 모형 설계

Blended-learning의 모형 설계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기존 교실 학습과 사이버 학습의 장단점을 비교하여 이를 적용하고, 탐구학습 단계에 따라 활동을 나열하기 보다는 연구자 나름대로 생각하는 Blended-learning의 효율적인 모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학교 교육에 활용될 만한 Blended-learning의 모형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는 상당히 어려울지라도, 세계지리 학습을 위한 나름대로의 Blended-learning 모형을 정리해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작업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교수설계가 필요합니다. 총 5차시 분량의 학습 내용을 설계하기 보다는 1학기 또는 1년 단위의 커리큘럼을 기준으로 설계를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주도적인 탐구학습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과 체계적인 지원으로 어떻게 e-Learning을 활용할 것인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 등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Blended-learning은 초기 과정 기획 및 설계 단계부터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해야 온/오프라인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게 되면 Blended-learning이라고 수행한 활동이 자칫 컴퓨터보조수업(CAI)나 게시판 운영 등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Blended-learning은 과정설계 단계부터 학습의 효과성, 진행의 효율성 등을 고려하여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방식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중심설정

Blended-learning이라고 해도, 오프라인 중심에 온라인 보조의 방식이 있고, 온라인 중심에 오프라인 보조 방식이 있습니다. 아니면 1:1 배치가 있겠지요. Blended-learning의 중심을 어떤 방식에 두느냐에 따라서 교수설계 방법이 매우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의 경우 오프라인 탐구학습 중심에 온라인 커뮤니티는 보조적인 역할을 합니다. 물론 학교 교육 자체가 오프라인 학습 중심이기 때문에 온라인 중심이 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하지만 온라인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필요합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단순한 문서 게시 및 의견 교환의 장소로 온라인을 사용한다는 것은 Blended-learning의 취지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심하게 이야기하면 Blended-learning이라고 부를 수 없는 방식입니다. 단순 웹보조학습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겠지요. 1차시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더라도 학습 지원도구가 아닌 학습 내용을 e-Learning 콘텐츠로 제작하여 제공하거나, 선행/수행/총괄평가 및 기타 자료 수집 방법에 대한 연구 등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4. 교수설계

교수설계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의 제안이 필요합니다. 교수설계라고 할 때, 특히 e-Learning 콘텐츠 제작에서 교수설계라는 것을 스토리보드를 작성하는 것과 동일 시 할 때가 많습니다. 스토리보딩은 교수설계의 가장 하위 작업 단계로, 설계된 내용을 실제 e-Learning 콘텐츠로 제작하기 위해서 설계도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보면 스토리보드 샘플을 제시했는데, 이전에 과정 설계, 거시 교수설계, 미시 교수설계 등에 대한 단계가 생략된 채 스토리보드 예시만 나와 있습니다.
이러한 세부적인 교수설계 활동의 경우에는 단순히 책을 보고 연구를 한다고 습득되는 것이 아닌 만큼 연구자가 고려하기 힘든 영역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체계적이고 체제적인 Blended-learning 모형을 위해서는 이러한 단계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시스템(System)

웹을 이용하여 기술을 학습에 적용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System입니다. 특히 e-Learning에서는 System의 비중이 크게 작용합니다. 학습자와 콘텐츠의 상호작용을 주도하는 것도 바로 System이기 때문 입니다. 이러한 System을 LMS이라고 하고, LMS의 기능은 점점 KMS, ERP 등과 융합하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Blended-learning에서의 온라인 활동도 이러한 System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물론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이 이러한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카페, 설치형 게시판 등의 웹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하지만 이론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Blended-learning의 모형을 개발하면서 이러한 구성요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상으로 간략하게 연구의 주제와 Blended-learning에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필자가 나열한 여러 가지의 보완할 점이 있음에도 선행연구 및 자료도 부족한 상황에서 교육 현장에 적용하기에 적합한 주제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연구 문제의 보완, 이론적 배경과 모형 개발 그리고 실제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거나 활용되고 있는 방식에 대한 사례 분석을 더 한다면 좋은 연구 주제로의 확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Blended-learning은 기존 학교 교육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학습 방식입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이 대학교육과 기업교육에 치중하여 발전되고 있고, 입시라는 부담이 있는 학생들에게 적용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지만, 장기적이고 대안적인 방안으로의 교육 혁신을 고려한다면 꼭 고려해볼 만한 토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고민은 당연히 국가적인 차원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앞으로 교육공학회에서 e-Learning 및 Blended-learning에 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이를 교육 현장에 적용하는 시도가 뒷받침 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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